군대 35

행군을 좋아하는 이유와 행군시 각종 꿀팁

내가 행군을 좋아하는 이유는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하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행군을 좋아한다. 변태 같지만 행군이 모든 훈련을 통틀어서 가장 쉬웠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갈 때에도 항상 80L 배낭을 메고 사방을 돌아다닌다. 구글 지도 하나만 켜면 두려울 게 없다ㅎㅎ 처음 행군을 했을때는 학군단 기초군사훈련. 20km를 걸었는데 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 다들 처음이기도 하고 전투화는 잘 적응되어 편한지, 군장의 짐도 재점검하면서 이것저것 준비물을 챙기기에 바빴다. 점점 걸을수록 긴장이 풀리면서 주변의 시야도 잘 보였다. 도로 옆의 논밭에서 나는 풀내음, 자동차가 쌩쌩 지나가고 민간인 한 두 명이 우리를 쳐다볼 때 눈을 마주쳤다. "와 군인 아저씨다!" 외치는 아이에게 "우리 아저씨 아니야!"라고..

군대 2022.06.22

ROTC장교로 임관했지만 단기복무 제대한 이유

내가 단기복무로 빨리 제대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소위로 자대 배치받은 후 중대장과 대대장 면담 시 가장 처음 듣는 질문은 "장기복무를 생각하고 있는가?"이다. 아무래도 단기 자원보다는 장기복무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평정 점수를 더 높게 준다던지 어드밴티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시절에는 장기로 남아있을지, 단기로 빠르게 전역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고 고민을 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점점 부대에 적응할 수록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는 것을 깨닫고 전역을 선택했다. 단기복무로 제대한 가장 큰 이유는 절대 바뀔 수 없는 군대 내부의 시스템이다. 너무 거창하게 말했지만 쉽게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이야기해보겠다.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게 종이를 그렇게 좋아한다. 프린트기는 불이 ..

군대 2022.06.21

ROTC 임관 후 자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ROTC 임관 후 소대장은 어떤 중대장을 만나는지에 따라 군 생활이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게 된다. 오만촉광 소위 계급장을 달고 OBC를 거쳐 야전 부대 생활이 시작되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상급자는 대대장이 아니다. 대위 계급장을 달고 있는 중대장이 누구인지에 따라 병사를 포함한 중대의 간부까지 분위기가 달라진다. 중대장도 출신을 따진다. 대부분은 ROTC 출신이거나 삼사관학교 출신도 일부 있는데 정말 예외의 경우 육사 출신의 중대장을 종종 볼 수 있다. 소위 시절에는 그나마 출신의 차이가 별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짬을 먹은 이후부터는 다르다. 실제로 내가 있었던 부대는 보급수송대대라 수송중대와 함께 생활했는데 수송 중대장이 육사 출신이었다. 체력은 병사들보다 훨씬 뛰어나고 축구도 잘했으며 머리까지 뛰어..

군대 2022.06.19

ROTC 임관 전 병과선택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ROTC 소위 임관 전 병과 선택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임관하기 전에 본인이 희망하는 병과 지원을 할 수 있는데 1지망이 떨어지면 거의 보병 또는 포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보병과 포병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인원이 가장 많기 때문에 희소성은 떨어진다. 1지망을 경쟁률이 너무 높거나 본인의 성적이 그리 높지 않아 떨어질 게 뻔히 보인다면 특이한 병과를 지원하지 않는 게 좋다. 나는 운이 좋게도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여서 1지망에 병참을 지원했고 선택이 되었다. ㄱ 병참이라는 병과는 희소성이 있었다. 군대의 보급을 지원하는 부서이면서 나중에 제대를 해서도 그 주특기를 살려 취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했다. OBC에 들어가더라도 보병은 광주 상무대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

군대 2022.06.18

ROTC 입단 후 대학생활 기간동안 뭘 해야 할까?

학군단 후보생으로 입단하게 되면 어떤 것들을 해야 할까? 학군단 후보생이 되면 나름 자부심도 생기고 아주 어깨가 하늘을 찌를 것이다. 축하한다. 기쁨은 잠시일 뿐, 정신줄 놓고 시간을 흐지부지 소비하면 나중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혹시라도 ROTC에 관심 있는 1학년 신입생이라거나 후보생 직전 가입단자 신분의 2학년이라면 이 글을 참고용으로 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일 중요한 건 체력이다. 기초 체력이 바탕되어야 교내 학군단 활동, 나아가 하계훈련이라던지 학군단 내에서 이뤄지는 각종 행사들을 잘 이겨낼 수 있다. 헬스장 끊어라. 헬스장 없거나 돈 아깝다 싶으면 운동장을 달리던지, 주변에 철봉 기구나 푸시업 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서 팔굽혀펴기라도 해라. 달리기도 계속해야 한다. ..

군대 2022.06.15

군무원은 할만할까? 군무원 친구를 보고 느낀 점

취업으로 군무원은 과연 괜찮을까? 지난 회 전문하사에 대해 이야기한 후 군무원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대위로 전역한 나와 가장 친한 동기가 제대 후 군무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의 경우 군무원이 된 이후에도 적응하기가 쉽다. 여자는 초반에 군대 용어와 물품을 외워야 할 때 남자보다 어쩔 수 없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렇다고 엄청 어려운 건 아니고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운다는 마인드를 가지면 할 만하다. 요즘 뉴스에서 공부원 지원율이 급감하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박봉도 문제이지만 말단 공무원에게 업무를 과중하게 시킨다던지 기존에 오래 있던 상급자들은 그에 비해 편한 업무를 하거나 심지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많이 보다 보니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

군대 2022.06.14

전문하사는 할만할까?

장교출신 전역자 입장에서 바라본 전문하사는 과연 할만할까? 나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장점은 간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 그것도 평생. 부사관, 장교 상관없이 모두 군 간부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살아가면서 군대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알 것이다. (면제자를 제외하고) 나조차도 유튜브를 시작할 때 가장 처음 올린 영상이 군대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기들과 군대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하고 있으며 이 티스토리에서도 군대 이야기를 주구장창 써내리고 있다. 직장 생활을 더 오래 했지만 직장 생활보다 하루하루 더 스펙타클하고 기억에 남는 충격적인 사건이 워낙 많다 보니 끝도 없이 말하고 있는데 간부 생활을 함으로써 본인의 커리어에 미약하게나마..

군대 2022.06.12

ROTC로 제대하면 좋은 점

ROTC로 제대하면 얻게 되는 좋은 점 장교로 복무 후 제대하게 되면 가장 체감이 되는 첫 번째 장점은 인맥이다. 군대도 인맥인 것처럼 사회도 인맥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아무리 요즘 시대에는 능력이 중요하고 그런 연줄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작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인맥이 작용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 이야기를 들으면 한 번에 이해가 갈 것 같다. 당시 우리회사의 지원순서는 서류전형 - 1차 임원면접 - 2차 대표면접 - 합격 순이었는데 서류 통과 후 1차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면접 전 대기실에 혼자 기다리고 있었는데 인사팀장이 나에게 슬며시 다가와 한마디 하더라. "자네 몇기인가?" 엇.. 저 4..

군대 2022.06.12

ROTC 물건탐구 시리즈 5 - 반지

ROTC 물건탐구 시리즈 다섯번째는 임관반지 입단하게 되면 반지를 맞추게 된다. 3학년, 학군단 1년차에는 은지환을. 4학년, 학군단 2년차에는 금지환을 맞추는데 금반지니까 당연히 비싸다. 두 돈 반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동기 중 한 명의 부모님께서 금은방을 하셔서 마진 없이 원가 값 그대로 저렴하게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거의 35~40만원에 육박했는데.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요즘에는 낄 일이 없어 기념으로 가지고 있기도 뭐하고 그냥 팔아버린 동기들도 많다. 최근 시세로 치면 얼마 받을지 궁금하긴 하다. 학군 반지는 보석 색깔이 녹색이고 육사는 빨간색, 삼사와 학사장교도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4학년 때 금반지를 맞추고 자부심도 있어 나름 몇 번 끼고 학교를 다녔는데..

군대 2022.06.11

군대에 있는 동안 가장 후회되는 일들

ROTC 출신 대부분의 단기복무 인원은 전역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부분 취업을 생각한다. 나 또한 당연히 제대를 하자마자 돈을 벌고 싶었고 조금 더 좋은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 토익공부도 하고 면접 준비를 했었는데 이게 가장 후회되는 행동이었다. 지금이나마 이 글을 혹시라도 ROTC 후배님이 본다면 참고해주고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고통받지 않게, 취업만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며 다른 선택사항이 충분히 많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제대하고 스무스하게 취업하는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내가 원해서 취업을 바로 하려고 했던 걸까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아니었다. 다른 동기들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니 괜한 조바심이 났고 나도 취업을 확정해야 다른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을까..

군대 2022.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