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ROTC 장교는 부사관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 2

조낙타 2022. 6. 1. 08:57

원사는 정말 부대에서 가장 오래 계신 분일 수도 있을 만큼 짬과 경력이 무시무시한 계급이다.

이상하게 내가 있었던 부대에서는 원사가 족구를 그렇게 잘하더라. 물론 축구는 체력이 후달려서 뛰거나 오래 하지는 못한다..ㅋㅋ 

앞서 말했지만 신임 소위가 원사에게 악수를 먼저 청하며 "자네가 주임원사인가?"를 시전한다면..

어우 말만 들어도 끔찍하다. 군생활 꼬이는 걸로도 모자라 그냥 인생 망할 수도 있다. 무조건 존칭을 쓰고 대우를 해줘야 한다. 

 

20년 가까이 군생활 한 사람에게 갓 임관한 다이아 1개 패기만 오지는 26살 소위가 왔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귀엽겠는가. 그래도 이 오만촉광 다이아 1개에서 2개, 3개가 되고 무궁화를 달기까지 키워주는 것이다. 키운다기보다는 보듬어주고 나중에는 서로 협력하는 사이가 되는 것. 

마지막으로 준위가 가장~~ 애매하다. 

부대에서 가장 마음 편하게 지내는 계급. 부사관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장교들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대학교 3학년 하계입영훈련 1달 중 마지막 4주 차는 자대에 배치받아 부대 생활을 하게 되는데(지금은 없어짐)

난 그때 준위를 처음 보았다. 나이는 엄청 들은 할아버지인데 모자에는 금색 다이아가 있길래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의심했고 패닉이 와버렸다.

그래서 경례를 우렁차게 때린 기억이 있다. 그분은 허허 웃으며 받아주었는데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후보생 계급으로는 준위에게 경례하는 게 당연하다)

"부사관들 집합!" 원사가 집합시키면 준위는 "저희 장교...인데요?"라고 도망가고,

"장교들 집합!" 대대장이 집합시키면 준위는 "저희.. 부사관.. 아닌가요?"라고 도망간다ㅋㅋㅋㅋㅋㅋㅋ 진짜다

참 애매한 계급이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갓 임관한 물소위 : 부사관 계급 따지지 말고 그냥 무조건 존댓말. 병장한테도 털릴 수 있으니까 허세 따위는 버리고 조용히 지낸다. 

 

갓 진급한 중위 : 하사에게는 김하사, 이하사 라고 불러도 되지만 반말을 하지 말고 끝에는 ~요 정도로 붙여준다. 

"김하사 밥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같이 갑시다 "

("요" 불편해하는 사람 있을 수 있는데 야전에서는 그냥 쓴다 나도 막썼다)

 

중사에게는 나이와 짬을 아주 잘 고려해서 동갑이거나 나이가 어리다, 진짜 친하다 싶으면 김중사, 이중사 불러도 됨. 나이가 많거나 보통내기가 아니다 싶을 경우에는 중사님까지 붙여준다. 

 

상사 이상에게는 존칭. 서로 존댓말 쓴다. 

 

전역 앞둔 짬중위 : 그냥 맘대로 불러라 대대장이고 주임원사고 뭐고 없다. 전부 아저씨들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충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