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ROTC 장교는 부사관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 1

조낙타 2022. 5. 31. 08:04

예전에 이런 이야기가 많이 떠돌았다.

 

야전에 배치받은 신임 소위가 간부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데 그중 원사를 보고서는,

 

"아, 자네가 주임원사인가?"

라는 레전드 말을 건냈다는 썰이다.

실제로 소위가 원사에게 반말하면 어떻게 될까

그 소위는 군생활 끝날 때까지 찍혀서 2년이 피곤해진다. 아마 지옥 같은 야전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물론 계급체계로 따지자면 소위가 원사보다 높은 것은 맞기 때문에 할 말은 없겠지만 부대 내에서 10년 이상을 생활한 사람에게 반말을 하면 절대 안 된다. 

 

야전 부대에 배치 전 6개월 간의 OBC교육을 받게 되는데 장교가 되어 각 병과를 부여받아 병과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이 진행된다. 

웃긴 건 야전에 투입되어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실전팁은 거의 없고 병과의 이론적인 부분만 교육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이야기했던 주임원사에게 반말하는 소위가 진짜 있을 수 있다는 것..ㄷㄷ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이라는 건 대부분의 장교들이 알고 있지만 부사관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단정 지어 어떻게 지내라고 알려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마 직접 지내보면서 부대의 상황과 사람의 성향이 다르니 알아서 잘 처신하라는 의도겠지만, 처음 부대를 배치받았을 때 나도 하사, 중사들은 어떻게 말을 하고 대해야 할지 난감했었다. 

혹여나 아직 임관을 앞둔 후보생이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미 현역이거나 예비군일 경우에는 나의 상황과 어떻게 다른지 재미로 봐주면 좋겠다.

 

부사관과는 무조건 서로 존칭을 써준다. 절대 반말하지 말자(중위로 전역을 앞두고 있는 경우만 제외하고). 반말하는 순간 끝이다고 보면 된다. 대위로 진급해서 중대장이 되더라도 부사관은 존칭을 써주는 게 맞다. 대대장은? 반말하는 장교도 있지만 그래도 상사 윗급으로(원사와 준위)는 존댓말을 쓴다. 

나이로 따지면 평균 24살에 소위로 임관한다. 하사는 본인보다 조금 나이가 낮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그나마 가장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나이대. 장교 중에서 가장 낮고 짬도 안 되는 상황에서 하사와 친해지면 나쁠 게 없다. 내가 중위가 되고 그 하사도 중사가 되면 부대가 한결 편해진다. 

 

중사는 나이가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까지 다양하다. 처음 온 소위를 무시할 수도 있다. 실제로 나도 그랬었다. 어느 정도 짬이 있는 상태고 젊기 때문에 소, 중위와 트러블이 가장 많이 나는 계급이다.

자존심을 조금 내리고 친하게만 지내면 나쁘지 않다. 근데 우리 부대에서 중사들은 야비하게 내가 먼저 굽히면 그것을 끝까지 이용하더라.. 그래서 중사들이 가장 대하기 어려웠다.

 

상사는 확실히 부대에서 오래 있는 경력이 몸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온다. 소위라고 무시하거나 얕보는 일이 절대 없었다. 중사들은 소위를 무시하는 티가 팍팍 나지만 상사는 내가 미안할 정도로 많이 챙겨주고 대우를 해준다. 그래서 중위로 진급하고 부대 내에서 영향력을 많이 발휘하는 시기가 될 때 그 상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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