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새내기로 입학하면 길을 걸어가는 ROTC의 모습이 멋있어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멋진 물건은 바로 007 가방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 가방을 지급 받았을 때 정말 애지중지 아꼈다.
보통 보안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명목으로 가방 안에 절대 무엇이 들었는지 친구나 대학교 선후배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교육을 받는데(사실 아무도 관심 없음) 그 안에 무엇이 있을까?
여기서 오픈하겠다. 이거 보안법 위반아니겠지?
바로 책이다.
진짜 별거 없다.
책도 전공책 두꺼운 거 두 권 이상 넣으면 너무 무겁고 불편해서 최대한 넣지 않으려고 한다. 군사학 수업이 있을 때에는 딱 군사학 책 한 권만 넣고 간다.
모나미 볼펜 검정색, 빨간색, 파란색 색깔별로 세워서 끼울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우리 학교의 경우 가입단자(정식 후보생 입단하기 전 교육받는 시기) 시절에 학군단이 되고 나서의 각오를 A4용지에 한 장 적고 그것을 박스 안에 항상 가지고 다니라고 말한다.
어떤 후배는 각오를 넘어서서 유언을 적은 녀석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졸멋었네.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지 않고 다른 물건을 집어넣으면 무게 체감이 확 느껴지기 때문에 최대한 안 넣는 게 좋다.
가방을 들고 다닐 때 손가락도 엄지와 검지는 내려서 고정시켜야 하는데 가방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한다. 그럼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가방을 들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나.
기타 지갑이나 필수품 정도도 넣는 편이다.
나는 전공책을 대부분 학과 사무실 앞에 있는 사물함에 집어넣고 가방은 항상 텅 빈 채로 걸어 다녔다.
그리고 안에 총이 들었으니까 가까이 오지 말라고 친구들을 협박했다ㅋㅋ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수업을 시작할 때 같은 과 동기 한 명이 가방을 열었는데 펑! 하고 가방이 죄다 열리더니 책이랑 동전이 쏟아졌다
와.... 그때 진짜 강의실에 50명은 있었던 것 같은데 전부 쳐다보고 난리가 났었다.
4학년 선배 있었으면 그대로 집합 걸려서 두드려 맞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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