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ROTC 물건탐구 시리즈 2 - 단모

조낙타 2022. 6. 4. 21:27

쉽게 말해서 베레모라고 불리는 모자이다.
예전에는 특전사나 해병대 수색대 등에서 주로 썼는데 기동성 측면에서 전투모보다 당연히 우위에 있어서 사용하는 것 같다.

단점이라고 하면 햇빛을 전혀 가릴 수가 없다는 점과 재질이 면으로 되어있는 게 아니라 아주 얇은 보풀이 일어나는 털? 같은 재질이다. 여름에 머리 땀띠가 날 정도라 탈모인에게는 특히 좋지 못하다.

007 박스는 비밀번호만 설정하고 별다른 사용방법 숙지할 것이 없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단모는 처음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멘붕이 온다.

특히 어느정도 시간이 지날수록 각을 잡고 길들여야 하는데 처음 지급받으면 두리뭉실하게 쓰다 보니 제빵사가 되곤 하는데..

베레모를 쓰려면 항상 거울을 보고 써주거나 거울이 없을 때에는 동기끼리 비뚤어지지 않았는지 체크를 항시 해줘야 한다.

정확하게 쓰려면 눈썹 라인과 일자선이 일치해야 하고, 마크의 끝부분이 눈썹 중간에 오도록 하는 등 은근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래서 전투모와 혼용하는 부대(요즘은 대부분 전투모와 베레모 둘 다 지급한다)에서는 전투모가 쓰기 편하고 햇빛을  가리다 보니 좀 더 선호하는 분위기 같다.

길들이기 위해서는 수업할 때  항상 깔고 앉아야 했다. 베레모를 반으로 한번 접고, 그 상태에서 한번 더 반으로 접으면 마름모꼴로 유지가 되는데 이렇게 접힌 상태를 유지하면 할수록 베레모의 각이 더 잘 잡혔다.

4학년쯤 되면 1년 간 궁둥이의 압착으로 납작해진 베레모를 머리에 쓸 때 더 이상 각을 잡아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얼굴에 착! 달라붙는다.

우리 동기들은 초반에 빨리 길들이기 위해 벽에 대가리를 처박고 있다던지 손으로 계속 꾹꾹 눌러주는 등 온갖 쑈를 했다.

 

우리방에 놀러온 동기가 한시간동안 저러고 있었다ㅋㅋㅋ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풀 제거를 위해 겉면을 라이터로 살짝 지지기도 했는데 거의 라이터 3개를 돌려가며 썼다. 1개의 라이터 만으로는 지지다가 라이터의 지지 부분이 너무 뜨거워서 잡지를 못했다.

역시 또라이 동기 한 명은 급한 마음에 그냥 가스레인지로 지지면 되는 거 아냐? 라며 자신 있게 불장난을 하더니 베레모를 전부 태우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ㅋㅋ

왜 나만 단모를 안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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