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보급소대장이 아닌 쓰레기소대장이 된 이유

조낙타 2022. 7. 2. 20:36

나는 쓰레기소대장이었다. 말 그대로 쓰레기를 버리는 소대장

소위를 달고 보급수송대대 보급중대 소대장으로 임명받았다. 직책은 추진보급 소대장. 전시상 임무는 식량을 포함한 모든 군수 물품을 전방으로 추진보급해주는 일이었다. 쉽게 말해서 군용 물자를 지원하는 업무인데 평상시 간부의 역할은 중대장 대신 인원을 통솔하는 임무를 해왔다. 

 

한창 보병부대에서 기계화 보병으로 전환되던 시기라 낡은 물건은 전부 버리고 새로운 물품으로 교체를 해야 했다. 사단의 모든 쓰레기가 우리 부대로 오게 되는데 이 낡은 군수품을 우리보다 상급부대의 보급대로 반납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이 업무를 담당하는 군무원이 있었는데 사고를 치는 바람에 스스로 그만두게 되었고 담당자가 없다보니 다른 부대에서 고철과 낡은 피복류 등 반납만 계속 들어오고 점점 쓰레기가 쌓여갔다. 

불과 한 달만에 창고가 꽉 차서 쓰지 않는 생활관까지 반납 물자를 집어넣었는데 사람의 키를 훌쩍 넘겼고 이걸 상급부대로 반납하기 위해서는 5톤트럭으로 30번 이상은 채워야 없어질만한 양이었다. 점점 감도 오지 않았고 무서울 지경에 이르렀다.

 

위 사진도 생활관 안으로 집어넣은지 몇 일 되지 않았을 때의 양이다. 나중에는 중간의 복도까지 모두 막아서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군무원을 충원해봤자 이 업무를 맡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고 분명히 그만둘 것 같았다. 

 

그래서 당시 중대장에게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이때부터 간판은 보급소대장이었지만 실제 업무는 쓰레기 소대장이 되었다. 

 

다음에 2부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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