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전거 영업사원의 하루 - 1

조낙타 2022. 8. 8. 20:16

혹시라도 자전거 영업관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있을까봐 일과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참고로 거의 10년이 된 이야기라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만 영업이라는게 큰 틀에서 변하지 않기 때문에 별 차이 없을 것 같다. 

자전거 회사라고 해봤자 국내에서는 크게 2개밖에 없어서 속일수도 없고 대부분 알 것이다. (삼x리, x톤)

 

아침 8시 30분쯤 출근한다. 한 지점에 직원이 많지는 않다. 대략 10명 미만으로 지점장과 차석, 그 외 영업사원과 경리 여직원으로 보통 구성되어 있는데 인사를 하고, 오늘은 어디 거래처를 나갈지 훑어본다. 

자전거 영업사원은 자전거와 부품을 대리점에 판매한다. 직접 파는것이 아니라 사장님이 필요한 물건을 주문받는다는 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이다. 

매일 컨테이너 차량이 창고로 들어오면서 자전거의 종류, 사이즈와 색상까지 전산으로 파악한다. 

9시30분 ~ 10시 쯤 슬슬 시동 걸고 나간다. 자동차는 자차라서 회사에서는 기름값만 지원해주고 내 차는 늘어나는 주행거리에 점점 망가지는 소리가 들린다(무조건 중고를 추천한다) 

첫 대리점에 주차하고 들어가서 사장님과 인사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노가리를 깐다. 안부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게 어떤 건지 물어보고 노트에 메모한다. 이렇게 한 거래처당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 정도 있다가 다음 거래처로 이동한다. 

점심시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장님에게 가서 같이 먹거나 시간이 없을 때에는 대충 때우기도 한다. 

 

오후에도 대리점들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고 5시쯤 복귀한다. 

전산으로 오늘 주문받은 물건들 전표를 발행한다. 여직원은 전산에 입력된 전표를 확인 후 창고에 있는 물류 직원들에게 전달해준다. 그러면 내일 미리 갈 루트에 맞춰서 탑차에 자전거 박스들을 싣는다. 

매일 주어진 할당량 목표를 채우면 마음이 편하다. 6시30분 쯤 곧바로 퇴근할 수 있다. 

 

이게 영업사원의 하루 일과. 생각보다 편해보이지 않는가? 실제로도 운전을 좀 많이 하고 여러 사장님들을 만나는 것뿐 그렇게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없다.

육체적으로 힘든 사람은 마지막 부분에 말한 물류 직원들이다. 하나당 20kg에 육박하는 수십 개의 박스들을 탑차에 싣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거래처들을 돌아다니며 박스를 내려줘야 한다. 그리고 아침에는 몇 백 대가 들어있는 컨테이너의 자전거를 내려야 하고 가끔씩은 창고에 있는 자전거를 컨테이너에 다시 싣기도 하며 몸이 망가진다. 아무리 몸이 좋은 사람이더라도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몸이 부서진다. 거기에 영업사원보다 박봉이라 오래 다닐 수가 없다. 

물류 직원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고 이번에는 영업사원의 일과다 보니 여기까지만 쓰겠다. 

다음 이야기는 영업사원이 겪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내가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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