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후배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업무 특성이 본인과 맞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하루종일 사무실 자리에 앉아서 전화를 하고 컴퓨터 업무만 하다보니 외근을 나갈 일이 없었다. 그 스트레스를 저녁에 운동으로 풀긴 했으나 진상 고객의 전화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 나가버린 것이다. 1년을 넘게 구직을 하다가 아주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반갑게 받았다.
그래도 직장 선후배, 동료끼리와의 관계가 좋았고 평소 성격도 서글서글해서 나쁘지 않았다. 나갈때는 아쉬워했을 정도로 일을 잘해주는 후배였는데 오랜만에 전화가 오니 새로운 직장이라도 들어갔는지 궁금했다. 이번에 면접을 본 회사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해야 하는데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알려달라고 했나보다. 나에게 이메일이 갈거라고 알려줬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레퍼런스 체크
영어로 말해서 어려운데 그냥 본인의 평판 조회의 개념이다. 회사마다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방법이 각각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동종업계의 경우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 무조건 소문이 돌고 상급자간에 아는 사이가 많으므로 서로간에 통화를하면서 "얘 어떻냐"라고 물어본다.
나에게는 이메일이 왔는데 역시 대기업이라 레퍼런스체크 질문지도 수준이 달랐다. 제법 오래되어서 이 친구가 회사에서 어떤 방식으로 근무했는지, 동료와의 관계, 무슨 일을 좋아했고 힘들어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모든 기억을 떠올리면서 답변해야 쓸 수 있을 정도로 질문들이 디테일했다.
설문지는 30분 정도 대부분 주관식이었고 너무 짧게 대답하기에도 애매한 것들이 많았다. 업무 진행하면서 어땠는지 예시를 들어달라는 질문도 있었고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냐는 노골적인 문제도 있었다. 나쁘게 헤어진 게 아니라 10점 만점에 8점을 줬다. 사유는 1년을 채우지 못했고 시간이 제법 지나서 내가 기억을 잘 못한다고 대답하며 약간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야 붙을 확률이 조금이라도 더 높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레퍼런스 체크 전화가 나에게 걸려왔다. 이직한 선배가 연락이 왔는데 지금 우리 회사에 있는 누가 본인의 회사로 지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사람을 아느냐, 회사에서 일은 어떤식으로 하는지,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물어보더라.
그 후배도 회사 생활을 나쁘지 않게 하고 있어서 진짜 괜찮은 후배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합격했다.
만약 두 가지 경우에서 회사를 깽판치고 나갔 후배가 있었더라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해줬을까. 마음이 약해져서 또 좋은 점수를 줄지, 아니면 회사를 위해서(?) 이 친구를 뽑지마라고 할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가기 전에는 최대한 예의바르게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하지만 나는 회사를 뒤집어놓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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